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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1일차 숨가빴던 26일, 4개항 합의한 노조 업무 복귀

[기사 종합:오후 9시]

대규모 정리해고 방침을 둘러싸고 노-사간 전면 충돌양상을 보여 왔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77일 만에 결국 노사 합의로 극적 타결됐다.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가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노사 4개항 합의문 작성.. ‘정리해고 중단 수주 노력’, ‘생산성 향상 노력’

극적 타결 이룬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노사협상 합의문

총파업 하루 만인 26일 극적 타결을 이룬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노사협상 합의문. 사측에서는 이재용 대표이사가, 노조에서는 채길용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한진중공업 노사는 총파업 1일 차인 26일 오후 2시께부터 ‘정리해고 백지화’를 전제로 협상에 들어갔고, 3시 30분께 정회를 거치며 의견을 조율했다. 이어 끝장 토론을 거쳐 오후 6시께 회사는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노조는 총파업을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사는 2시간에 걸친 조율 끝에 △인위적 구조조정(일방적 정리해고) 중단 △파업철회 업무 복귀 △2009년 임단협 진행 △노사는 회사 생존을 위해 수주경쟁력 확보 및 생산성 향상 노력 등 4대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문은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와 채길용 지회장의 서명을 거쳐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7시 40분께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으나 노사갈등 장기화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정리해고 계획을 중단키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한진중공업 노사는 상생을 위한 발전 대안을 찾고,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비롯한 수주에 힘써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총파업 하루 만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극적 타결로 철회되면서 노조도 이후 투쟁일정을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지회는 노사합의로 정리해고 중단을 이끌어 내고 나서 오후 8시께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조합원 보고대회를 갖고,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채길용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그동안 노조 지도부를 믿고 끝까지 모든 조합원이 총파업까지 함께해 정리해고 중단이라는 결실을 거둬냈다”며 “결과적으로 사측이 불법 정리해고를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채 지회장은 “위기 타개를 위한 수주확보를 강력히 요구한 만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조도 노력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물리적 충돌이라는 파국을 맞기 전, 정리해고 중단에 합의한 만큼 2009년 임금단체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등 이후 사태 수습에 노조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경영진 문책을 전제로 한 고통분담안을 거부하자 지난 25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한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사측이 경영진 문책을 전제로 한 고통분담안을 거부하자 지난 25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한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그러나 총파업 돌입 하루만인 26일 노사협상을 통해 한진중공업 노사는 정리해고 중단 등 4개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그러나 총파업 돌입 하루만인 26일 노사협상을 통해 한진중공업 노사는 정리해고 중단 등 4개합의안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갑작스러운 사측의 태도 변화 이유? 노조 “여론전에서부터 승리한 결과”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합의문을 도출 여부를 두고 의견차이가 존재했지만, 노조의 주장을 사측이 수용하면서 이견이 좁혀졌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사측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다. 25일 밤까지만 해도 ‘특단의 조치’를 언급하던 회사 측이 왜 하루 만에 돌변해 허리를 굽히고 나왔는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총파업 1일 차인 26일 오전 10시 출정식을 마친 노조는 창원 대림자동차로 연대투쟁에 나서기로 했으나 11시 30분께 사측으로부터 긴급 회동을 제안받았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정리해고 없는 사업장을 만들고 수주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확보하겠다”는 전향적인 제안을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노조는 긴급회의를 거쳐 조합원들을 비상대기시키는 한편, 입장을 정리해 오후 2시께부터 교섭에 들어가 극적 타결을 이끌어 냈다.

이에 대해 교섭위원으로 참가한 최우영 한진중공업 지회 사무장은 “민주노동당 등 야권과 시민사회진영 등 연대를 통해 지역 여론전에서 승리한 결과”라며 “정리해고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관되게 여론사업과 실천활동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시민의 여론이 우리편이었다”고 평가했다. 최 사무장은 “또한, 지도부를 믿고 100% 단결력을 보여준 조합원들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부산시민대책위의 한 관계자도 “지회를 비롯 노동계와 시민사회진영이 총파업 연대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까지 핵심쟁점으로 부상한 상황이었다”며 “여론에서 밀리는 등 사태가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한 윗선(?)의 결정이 있지 않았겠냐”며 짧게 의견을 전했다.

앞서 노조는 19일 ‘경영진 책임을 전제로한 고통분담안’을 사측에 제안했지만, 사측은 22일 최종 협상에서 “부족한 안”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26일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고, 회사 측도 22일부터 25일까지 희망퇴직자 추가 모집에 들어갔다.

25일까지 한진중공업 사태의 파국은 예정되어 있는 듯 했다. 노조는 25일까지 사측으로부터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자 이날 언론을 통해 ‘무기한 전면 총파업’을 공식화 하고, 오후 7시 30분부터 ‘총파업 전야제’와 26일 파업 출정식을 예정대로 진행해 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조선부문 30%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노조에 통보한데 이어 지난 2일 노동부로 352명에 대한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김보성 기자 vopnew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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